제목 | 보급형 껍데기에 가둔 Cortex-A72, 스냅드래곤 652에 관한 대담 | 추천 | 0 | IP 주소 | 118.220.xxx.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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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닥터몰라 | 날짜 | 2016.05.02 23:02 | 조회 수 | 13856 |
올해 초, 2016년형 갤럭시 A 시리즈가 막 선을 보일 무렵 IYD와 여자사람님, 그리고 언더케이지가 서울 모처에서 만났더랬습니다. 화두의 중심은 단연 갤럭시 A9에 처음 사용된 스냅드래곤 652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보급형치고는 이례적으로 -심지어 당대의 플래그십이던 갤럭시 S6 시리즈, 갤럭시 노트 5보다도 더 진보된- ARM의 Cortex-A72 아키텍처를 전면적으로 도입한 AP였기 때문입니다. 이것과 관련해, 저희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대담만으로 부족한 구체적인 성능 데이터는 얼마 전 올린 2016년형 갤럭시 A 시리즈 리뷰에 수록되어 있는데, 독자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간단히 발췌해 보겠습니다. 아래 소개할 CPU 성능 그래프는 Geekbench 3, Antutu 6.1.2, Basemark OS II 총 3종의 벤치마크 툴에서 얻은 결과를 종합한 것입니다. 비교 대상으로는 삼성의 전/현세대 플래그십 AP인 엑시노스 7420과 8890을 각각 내세워 보았는데, 이를 통해 최신 중급형 기기가 전/현세대에서 어디쯤 되는 위치인지 보다 쉽게 가늠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CPU 및 메모리 성능관계를 살펴봅시다. 스냅드래곤 652는 이름에서부터(=600번대) 중형급 라인업임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최상위 코어 IP인 ARM의 Cortex-A72 쿼드코어를 빅 클러스터에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성의 전세대 플래그십 AP이자 직전 하이엔드 스마트폰 라인업이던 갤럭시 S6 시리즈 및 갤럭시 노트 5에 탑재되었던 엑시노스 7420과 비교해도 CPU 성능이 근소한 수준으로 따라붙고 있으며 메모리 성능은 오히려 앞서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물론 CPU 성능 역시 각 제품의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긴 합니다만 현대 컴퓨팅에서는 그래픽 성능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는 것입니다. 각 AP의 GPU 성능을 살펴보면 앞서 살펴본 것보다도 더욱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여주는데,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앞서 발군의 CPU 성능을 자랑했던 스냅드래곤 652임에도 전세대 플래그십 엑시노스 7420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그래픽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의 작심한 듯 그래픽 성능을 쳐낸듯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픽 칩셋의 경우 AP의 다이 면적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원가 절감을 위해서 가장 먼저 감축 대상이 되는 것을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날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의 많은 부분이 GPU 성능에 의존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바로 이 부분을 통해 삼성이 하이엔드 단말과 중급기를 차등화하려 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좀더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아래 그래프 3종을 준비했습니다. 전/현세대 플래그십 AP와 비교한 상대성능 값을 항목별로 나열해 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오늘날의 중급기'들이 전세대 기준으로는 어느 정도, 현세대 기준으로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자리잡았는지 좀더 명확히 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이들의 성능특성이 싱글코어/멀티코어/GPU라는 큰 항목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예컨대 멀티코어 성능은 전세대 플래그십 수준으로 올랐지만 싱글코어와 GPU 성능은 크게 못 미친다든지- '큰 그림'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 2개의 그래프는 각각 엑시노스 8890(왼쪽), 스냅드래곤 820(오른쪽)과 비교한 상대성능값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둘은 나란히 현세대 플래그십 AP로 군림하고 있으며, 서로 상반된 성능특성을 가지면서도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완벽히 압도하지는 못해 시장에서 상보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간의 성능관계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멀티코어 성능은 엑시노스 8890이, GPU 성능은 스냅드래곤 820이 각각 우세한 상황이고 싱글코어 성능의 경우 아키텍처 자체는 스냅드래곤 820의 Kryo 코어가 더 우수하나 엑시노스 8890에 쓰인 Exynos M1 코어는 고클럭화가 용이해 결과적으로는 비긴 셈이 되었습니다.
먼저 싱글코어 성능부터 볼까요. 갤럭시 A9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652는 양대 플래그십 AP 모두와 비교하더라도 이들의 76% 수준에 해당하는 우수한 싱글코어 성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멀티코어 성능으로 주제를 옮겨 봅시다. 스냅드래곤 652의 멀티코어 성능은 엑시노스 8890의 82%, 스냅드래곤 820과 비교하면 무려 99%에 달해 사실상 현세대 플래그십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여러 탭을 띄워 웹서핑을 하거나 기타 멀티태스킹 환경에 있어 갤럭시 A9의 체감 성능은 오늘날의 여느 플래그십 기기들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마지막으로 GPU 성능을 논할 차례입니다만, 그 전에 지금까지 살펴본 CPU 성능 비교를 요약해 봅시다. 싱글/멀티코어를 통틀어 스냅드래곤 652는 현세대 플래그십 AP들과 다소 부족하게나마 겨뤄볼 수는 있는 수준이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삼성이 2016년형 갤럭시 A 시리즈에 탑재할 AP를 선정하며, 다른 무엇보다도 '그래픽 성능'에서 유발되는 사용자 경험을 기준으로 상위 모델과의 카니발을 방지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물론 CPU 성능 역시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나 GPU의 성능 차이가 다른 모든 것을 덮고도 넘칠 만큼 거대합니다. 엑시노스 7420과 비교했을 때, 스냅드래곤 652의 싱글코어 성능은 90%에 육박하며 멀티코어 성능은 사실상 동률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스냅드래곤 820과의 비교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기에 이것만으로 특별하달 수는 없겠죠. 스냅드래곤 652는 엑시노스 7420 대비 70%에 해당하는 GPU 성능을 보이는데, 30%라는 갭이 사실상 동등한 수준인 CPU 성능으로 한 차례 희석되면서 사실상 엇비슷한 체감성능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이상으로 스냅드래곤 652의 간단 재조명을 마칩니다. 영상을 봐 주셔서 &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