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러브라이브에 대한 고찰 그리고 청춘.... | 추천 | 0 | IP 주소 | 115.23.xxx.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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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GENESIS | 날짜 | 2016.11.16 18:40 | 조회 수 | 646 |
젠카이노 러브라이브! TVA 러브라이브! 2기에서, μ's는 해산을 결정했었습니다. 이건 무척이나 경악스러운 일이에요. 아이돌을 다루는 작품에서 끝이라는 건, 물론 언젠가 오기야 하겠지만, 절대로 그 언젠가라는 게 '지금'은 아니기 마련이거든요. 가끔 해산의 위기 같은 상황 같은 게 오기는 하죠. 하지만 그건 단순히 뛰어넘어야 할, 그리고 뛰어넘을 게 뻔한 고난이에요. 말하자면, 그건 일종의 과정인 거지, 결과로서 남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물론 그 어떤 매체도 영원히 이어나갈 수는 없으니 결말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막을 내린 무대에서 아이돌은 영원히 아이돌인 채로 남아요. 중요한 라이브를 성공시키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하는 식으로 마무리하는 작품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러나 μ's에게는 끝이 찾아왔습니다. 그건 μ's가 평범한 아이돌이 아니라 스쿨 아이돌이기 때문입니다. 스쿨 아이돌은 학생만이 할 수 있고, 학생은 졸업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렇기에 μ's는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로서 끝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녀들에겐 고작 1년이라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으니까요.. 모두가 동시에 졸업하는 건 아니니 남은 인원끼리 활동을 계속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μ's는 그런 가능성마저도 거부합니다. 2기에서 μ's가 내린 결론은, 이 9명이야말로 μ's라는 것. 1명이라도 빠지면 그건 더 이상 μ's가 아니니까, μ's는 여기까지. 타당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가 없어요. 끝나버린다는 슬픔에 다 같이 펑펑 울기도 하고, 졸업식 당일까지도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서 '먼저 마지막이라고 말한 사람이 쥬스 쏘기' 같은 내기를 하기도 하죠. 결국 졸업은 피할 수 없는 거니까 이런 결정을 내린 거지, 사실은 그녀들도 이런 식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은 거에요. 그야 그렇죠. 팬들도 아쉬워 죽겠는데, 당사자들이 아쉽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바라지 않더라도 끝은 찾아옵니다. 졸업식마저 끝나고, 교문 앞에 선 μ's.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그걸로 이야기는 끝날 테지만, μ's는 쉽게 교문 밖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결국엔 학교로, 아이돌 연구부로 돌아가게 되죠.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기뻐하면서요. 그런 식으로 끝나는 것도 괜찮을 거에요.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음에 나아가야 할 곳이 있고, 그러니 아직 '영원한 아이돌'로 남을 기회가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처럼요. 그럼 팬들도 기뻐할 테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잠시 더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럼 그 너머의 이야기, 대망의 극장판 러브라이브! The School Idol Movie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극장판의 주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세상 모두가 μ's의 존속을 바라고 있고, μ's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졸업하면 9명이 아니게 되니까 어쩔 수 없이 해산한다고? 그럼 졸업하고 나서도 9명으로 남을 수 있으면 계속할 거야? 라는 이야기인 거죠. 아까도 말했지만 2기에서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런 결론을 낸 이상 다른 선택지는 존재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사람들은 스쿨 아이돌이 아니라도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졸업해도 상관없다고. 어떤 형태로든 계속 μ's로 활동해달라. 그건 μ's의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요청처럼 보입니다. μ's로서 활동을 계속할 수도 있고, 심지어 세상 모두가 그렇게 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누가 봐도 거절할 이유가 없을 것 같지요. 아직 미련도 많이 남았잖아요. 이거야말로 절호의 찬스가 아닌가요. 하지만 μ's는 어째선지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멈춰섭니다. 심지어 μ's의 의향은 존속보다 해산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기까지 해요. 그러면서도 쉽게 결정하지도 못하고 말이죠. 이런 식으로 망설인다는 건, 두 선택지가 서로 대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왜죠? 모처럼 기회가 생겼는데 왜 계속하지 않는 건가요?
존속을 선택하면 μ's는 더 이상 스쿨 아이돌이 아닙니다. 아마 프로 아이돌로 활동하게 되겠죠. 반대로 해산을 선택하면 μ's는 여기서 스쿨 아이돌인 채로 끝을 맞이하게 될 거에요. 아까도 말했듯이 μ's 멤버들의 의견은 해산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물론 존속에 대해 이야기하는 멤버도 있지만, 그녀들조차도 팬들이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주장을 할 뿐, 자기가 하고 싶어서라는 느낌은 아니죠. 딱 잘라 말하자면, μ's는 자신들이 스쿨 아이돌인 채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렇게 미련이 가득했는데도, 무슨 생각인지 계속한다는 선택지는 영 내키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 도대체 μ's에게 있어서 스쿨 아이돌은 무엇인가요? 호노카는 학교를 구하기 위해 스쿨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톱 아이돌'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μ's에게 스쿨 아이돌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어요. 그리고 호노카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지. 1기의 주제처럼, 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을 통해서. 하지만 학교를 구하고 난 후에도, 러브라이브 출전에 실패한 후에도, 호노카는 아이돌을 그만두지 않습니다. 목표가 다 없어졌는데도요. 심지어 러브라이브의 경우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형태로 실패했죠. 그 낙천적인 호노카도 그 일에는 꽤 충격을 받지만, 그래도 위로 몇 마디에, "그렇지, 열심히 하자!"하고 다시 일어섭니다. 그런 호노카가 꺾이게 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코토리의 이탈입니다. 그 때문에 호노카는 아이돌을 그만둔다고 선언하고, 그 때문에 μ's는 '해산한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가 되어버리죠. μ's의 해산. 2기에서도 중요하게 등장하는 키워드였죠. 그리고 두 번의 해산이 가지는 공통점은 바로 멤버의 이탈입니다. 라이브가 실패해도,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아도, 유명해지지 못해도, 러브라이브에 나가지 못해도, μ's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그런 것을 바라고 노력한 게 아니었거든요. 퍼스트 라이브 직후, 호노카의 선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그 시점에서 폐교 저지라는 목표는 최우선 순위에서 벗어나 있었어요. 스쿨 아이돌 활동을 통해 저마다의 목표를 달성한 그녀들은, 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마음을 나눈 9명이 다 함께 모여 노력하는 게 너무나도 즐겁다고. 작품 내에서 몇 번쯤 호노카가 떠올리는 'μ's의 즐거운 추억'은 언제나, 빛나는 스테이지가 아니라 옥상 위의 연습 풍경이에요. 본의 아니게 스쿨 아이돌이 되었던 우미는 이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즐거워졌다고 말하죠. 마키는 3학년이 없는 μ's는 싫다고 말합니다. μ's는 학창 시절이라는 '지금' 속에서 눈부신 빛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 빛을 따라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빛을 향해 달려가는, 다 함께 모여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하는, 스쿨 아이돌의 방식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스쿨 아이돌은, 어느샌가 목표 그 자체가 되어 있었어요. 그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한껏 빛나려고 하는 스쿨 아이돌'이 좋다고. '빛나는 아이돌'이 좋다는 게 아니에요. '빛나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좋다는 이야기인 거죠.
여성 싱어가 말하고자 했던 건 그런 겁니다. 즐거움으로 물웅덩이를 뛰어넘었던 그 시절. 그리고, 학교를 좋아해서, 학교를 위해 노래하고, 학교를 구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또 다른 그 시절. 그저 즐거웠던 그 시절의 마음을 떠올리면, 뭐든지 할 수 있었던 그 때를 떠올리면, 호노카는 언제든지 간단하게 '뛰어넘을' 수 있는 거에요. '그 시절'의 심정을, 호노카는 이렇게 말합니다.
μ's는 다시 한 번 미래를 위해 노래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노래하는 건 자신들의 시작이 아니에요.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모든 기적을 이루고 끝을 맞이하게 된 μ's가, 자신들이 쌓아올린 빛을 쏟아내 스쿨 아이돌 모두의 새로운 시작을 노래하는 겁니다. μ's가 지금 이 순간에 남겨두고 갈 커다란 빛을, 또 다른 누군가가 전력으로 따라와서, 이윽고 그 자신들이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 모습은 최고로 아름다울 거라고, 최고로 즐거울 거라고 말하면서.
그리고 스쿨 아이돌을 위해, 말하자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그녀들의 여정도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하나 빼먹은 셈이 되는 거죠. 아직 극장판의 μ's는 자신들을 위한 행동을 하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그 결과로 나오는 게 '우리들은 하나의 빛'이에요. 온전히 μ's만을 위한 라이브.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μ's와 함께 달려온 시청자는 한 사람의 팬으로 돌아갑니다. SUNNY DAY SONG 이후 μ's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청자는 알 수 없습니다.. μ's가 해산한 이후 어떤 길을 갔는지도 알 수 없고요.
그걸 보며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아, 나는 팬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구나. 그녀들의 애인이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무슨 프로듀서 같은 게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그저 나도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거라고. 돌이킬 수 없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눈부신 즐거움으로 가득 채우는, 그런 무언가가 되고 싶었던 거라고. 그런 마음을 μ's에 투영하고 있었던 거라고. 저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었으니까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누군가가 그녀들이 남겨둔 빛에 이끌려 내일로 나아갈 테죠.
2014 고베 애니메이션 TV부문 작품상 수상작 일본 역대 심야 애니 흥행수입 1위 일본 박스오피스 순위 3주 연속 1위 제39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 수상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 페스티벌 2016 극장 영화 부문 그랑프리 수상 2014년 한해만 일본에 가져온 경제파급효과 423억엔 (한화 4100억원) 2014년 부터 현재까지 러브라이브 프로젝트 인한 경제효과 1000억엔 (1조원) 이상 추정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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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돼지
2016.11.16 20:24 [*.62.xxx.111]
러브라이브라고 해서... 음란마귀 씌었네요.... -
파란돼지
2016.11.16 20:24 [*.62.xxx.111]
궁금한데 이거 직접쓴건가요??? -
ニセコイ
2016.11.17 16:54 [*.20.xxx.236]
복붙입니다. 검색하면 나와요. -
Supra
2016.11.16 22:13 [*.126.xxx.160]
하... 하라쇼... -
잘못된만남
2016.11.16 23:28 [*.115.xxx.151]
길군요. -
Persona
2016.11.17 11:40 [*.218.xxx.60]
러브라이브는 안봐서 모르지만... 대단하네욤... -
ニセコイ
2016.11.17 16:54 [*.20.xxx.236]
복붙이군요. -
deck
2016.11.17 22:41 [*.212.xxx.92]
러브라이브는 뭐하러 스토리세우는건지.. 저렇게 심오하게 하지말고 짱구처럼 영원히 5살 이런 설정 넣고 대충 우려먹으면 계속 할수도있는데 괜히 선샤인 나오고 넘어진; 안타깝네요.. -
ニセコイ
2016.11.19 10:30 [*.20.xxx.236]
솔직히 러브라이브는 현실을 기반으로 그나마 조금이라도 현실에 가깝게 만들고자 하였기 때문에 짱구처럼 일상적인 스토리가 되버리면 과연 인기가 있었을까 싶네요 -
Aqours
2016.11.22 19:01 [*.237.xxx.254]
ㄴ..내가 끝이라니.. -
Aqours
2016.11.22 19:02 [*.237.xxx.254]
오랜만에 다시 정주행 해봅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