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OS는 갤럭시 S보다 먼저 등장했지만 2011년의 웨이브 3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습니다. 이후 삼성은 타이젠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었죠.
삼성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타이젠 디바이스를 최대한 낮은 사양에서도 훌륭히 구동되도록 만드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타이젠은 일반적인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OS였죠.
2013년으로 가 보면, 당시 신흥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 피쳐폰" 이 인기였습니다. 피쳐폰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처럼 앱을 설치하고 웹브라우징이 용이하게 만든 것이죠. 당시 이 분야에 도전하는 플랫폼들은 노키아 System 40, 시스템 40을 발전시킨 Asha,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OS 등이 있었습니다. 현재도 이들은 시스템 30+와 KaiOS로 명맥을 잇고 있는데, 나중에 이런 OS에 대한 글도 써 볼까 합니다.

아무튼 시장을 발빠르게 읽은 삼성은 삼성 REX 시리즈를 개발합니다. 굉장히 낮은 사양에서 구동되는 자바 기반 운영체제를 탑재했고, 바다OS와 마찬가지로 삼성 터치위즈 UI를 탑재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J2ME 앱을 설치할 수도 있었고, 당연히 인터넷 브라우징도 가능했습니다 (다만 하위 모델은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의 채팅 플랫폼인 챗온도 탑재하고 있었는데, 챗온도 2014년을 끝으로 개발이 중단되었죠.

하지만 REX 시리즈는 인도에서 1세대만 나오고 명맥이 끊겼습니다. 생각보다 일반 스마트폰의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스마트 피쳐폰" 들이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었고, 이 분야에서 노키아의 아성을 넘기는 힘들었습니다 (노키아는 아직까지도 피쳐폰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이는 노키아가 지금도 세계 10대 휴대폰 제조사 안에 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삼성이 타이젠 스마트폰도 접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렇게 되면 삼성이 해 보고 접은 스마트폰 OS는 5개 (윈도우, 심비안, 바다, REX, 타이젠) 에 이르게 되네요. 나중에 삼성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심비안을 탑재하고 나온 옴니아 HD 이야기도 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