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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MWC 2016 다이제스트 : (1) LG, G5 잔치에 친구들을 부를 수밖에 없던 속내 추천 0 IP 주소 59.17.xxx.89
글쓴이 닥터몰라 날짜 2016.02.26 22:57 조회 수 3615
* 이 글은 G5가 출시되던 지난 22일의 LG 언론간담회를 지켜본 직후에 쓴 것입니다. 언더케이지에 이미 실시간으로 많은 회원들께서 소식을 퍼 나르셨기에 똑같은 얘길 한번 더 쓰는게 의미있을까, 하여 당시엔 올리지 않았던 글이지만 저 나름대로의 감상을 밝히는 것 역시 의미가 없진 않겠다 싶어 늦게나마 올릴 결심을 해보게 됐습니다. 그 사이 화웨이의 언론간담회, 삼성의 갤럭시 언팩 행사, 샤오미의 Mi5 쇼케이스 등 굵직한 행사들이 지나갔고 오늘 총 네 편의 다이제스트를 한꺼번에 올려봅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

LG는 삼성, 애플만큼이나 스마트폰이라는 한 우물을 파오기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이지만 이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은 최근 몇년 사이 -특히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시장점유율 3위 지위를 상실하게 된 즈음을 전후로- 급격히 선회한 바 있습니다. 특히 작년 G4를 출시하면서부터는 (비록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이슈로 사실상 타의에 의해 노선을 바꿔야만 했던 측면도 있으나) 직접적으로 하드웨어 전장에 참전하는 것에서 비껴나 특정한 컨셉, 예컨대 G3의 '비주얼 익스피리언스'나 G4의 'DSLR급 카메라 성능', V10의 '하이파이급 오디오' 등 니치한 매니아층을 겨냥하려는 시도가 더욱 잦고 뚜렷해지기도 했죠.

G5는 이러한 '탈경향의 경향' 기조의 연장선에 있는 제품이자 그동안의 '탈경향성'을 집대성한 제품으로서의 의미가 매우 큰 제품입니다. 주머니 속의 테마파크라는 부제처럼 통상적인 스마트폰 UX 너머의 무언가를 제공하고자 한 LG의 의도가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어느 때보다 궁금해집니다.



글쓴이 : 이대근

원문 : http://iyd.kr/921

 

한국 시각으로 어제 오후 10시를 기해 LG는 자사의 다섯번째 플래그십 G5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의 개막에 발맞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언론 간담회에서 공개된 소식인데요. 재미있게도 LG와 같은 날 같은 시각 중국의 화웨이도 자사의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론 간담회를 소집해 양 회사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는 후문입니다. 약 네시간 전 엠바고가 풀린 LG G5는 과연 어떤 제품이며, 이번 간담회에서 특별히 강조된 특징은 무엇이었는지, IYD가 보도자료와 외신의 기사를 잘 버무려 떠먹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맘 편히 스크롤을 내리기만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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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Verge, Tom's Hardware)

 

LG G5의 첫인상은 알루미늄 소재의 풀 메탈 바디, 그리고 얄궂게도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받고 있는 경쟁사(?) 화웨이의 최신작, 넥서스 6P와 몹시 닮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소식에 늦은 누군가가 보았더라면 구글의 이번 넥서스도 LG가 만든다고 생각했을 만큼, (같은 LG가 만들었던)넥서스 5가 G2를 닮았던 것 이상으로 넥서스 6P와 G5는 닮아 있습니다. 단지 크기만 조금 줄어든 것처럼 여겨질 만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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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Verge)

 

기왕 비교대상이 넥서스 6P로 정해졌으니 사양도 비교급으로 살펴봅시다. 넥서스 6P는 퀄컴의 뜨겁기로 유명했던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했습니다. 아시다시피 LG의 2015년 스타트를 끊었던 G Flex 2 역시 동일한 AP를 탑재하고 있었는데요. G Flex 2가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전문가들의 엄청난 혹평과 시장의 싸늘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넥서스 6P는 스냅드래곤 810의 퍼텐셜을 제대로 터뜨렸습니다. 물론 팡파르를 울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은 이미 차세대 스냅드래곤인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한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제의 발표로 중국의 LeTV에 이어 LG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제조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글의 주인공 G5에, 스냅드래곤 820이 탑재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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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nandTech)

 

또한 G5는 전작 G4보다 소폭 축소된 5.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G 시리즈가 등장한 이래 스크린 사이즈를 늘려 오기만 한 LG의 행보를 보면 앞으로 여러 면에서 부각될 '파격'이라는 키워드가 여기서도 발현된 것이라 평가할만 한데요. 패널 종류 및 해상도 자체는 그대로 QHD IPS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V10에서 전면 듀얼카메라 장착으로 호평을 받았던 것을 발전시켜 G5에는 후면 카메라가 일반/광각의 듀얼 구성을 취하게 되었으며, 16메가픽셀의 일반 카메라가 78도의 시야각을, 8메가픽셀의 광각 카메라는 최대 135도까지의 시야각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카메라 모드의 스위칭은 기본 인터페이스 내에서 줌 인&아웃 조작만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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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om's Hardware, AnandTech)

 

이것으로 G5의 대략적인 사양은 설명되었지만 사실 어제의 발표에서 LG가 가장 무게를 실은 부분은 스마트폰 그 자체라기보다도 G5와 함께 협연할 수 있는 악세사리들, 즉 'Friends' 들의 소개에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프리젠테이션의 타이틀이 'G5 & Friends' 였을까요. 그만큼 LG가 G5의 확장기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방증인 동시에 G5 들어 처음 도입된 괴상한 확장 인터페이스 '매직 슬롯'을 사용자들의 뇌리에 충격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일 것이기도 합니다.

 

매직 슬롯은 '풀 메탈 바디'와 '교체 가능한 배터리'라는 양립 불가능한 요소를 함께 구현하기 위한 LG 나름의 해답이라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배터리가 교체 가능하기 위해서는 분리 가능한 '배터리 커버'가 필수적으로 상정되어야 하나 이 경우 바디 전체를 '끊김 없는 단일 소재'로 구현하려는 목표를 정면으로 위배해 버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G5는 이 딜레마를 바디 상/하단의 분리로 우회했는데, 이에 따라 생겨나게 된 바디 상/하단의 결합 인터페이스를 매직 슬롯이라 이름붙인 것이죠. 이를 응용한 것이 매직 슬롯을 이용한 주변기기들인데, 간담회에서 소개된 대표적인 것들로는 아래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캠 플러스와 하이파이 플러스가 바로 그들입니다.

 

iyd_mwc2016_lg_10.jpgiyd_mwc2016_lg_11.jpg

 

(출처 : The Verge)

 

캠 플러스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하드웨어 카메라 조작 인터페이스가 가미된 배터리 확장팩" 쯤 될 것입니다. G5에 내장된 카메라의 모든 매뉴얼 설정을 하드웨어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다이얼과 물리 스위치를 통해 보다 직관적인 카메라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지만 카메라가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기능 이상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G5의 플래그십치고는 다소 부족한 2800mAh의 배터리 용량을 4000mAh로 늘려 주면서, 기존의 배터리 확장 악세사리가 일제히 비판받았던 부분인 '불룩 튀어나오는 외관'을 "카메라 그립을 위해서" 라는 명분으로 잘 포장해낸 것이 이 물건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iyd_mwc2016_lg_12.jpgiyd_mwc2016_lg_13.jpg

 

(출처 : The Verge)

 

한편, LG와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이 함께 개발한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한 마디로 "매직 슬롯을 통해 연결되는 외장형 DAC"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해당 모듈 내에 32bit DAC이 내장되어 네이티브 DSD 플레이백과 하이파이(High Fidelity) 수준의 음질 재생을 지원하며, 이를 실제 유저 경험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해당 모듈은 뱅 앤 올룹슨의 H3 이어폰이 번들로 제공될 것이라고 합니다. 앞서 살펴본 캠 플러스가 (그 본질인 배터리 확장팩으로서의 아이덴티티 탓에) G5의 외관을 극적으로 변형시키는 것과 달리 하이파이 플러스는 하관이 조금 길어진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기의 외관을 거의 해치치 않는다는 것 역시 특징입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32bit 하이파이급 음질이 아닌 컨텐츠를 재생할 때에도(예컨대 유튜브 영상) DAC을 통해 업 샘플링을 수행한 결과를 출력해 준다고 하니, 정식 출시 이후 '황금귀'를 가진 유저들로부터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인지도 대단히 궁금해집니다.

 

iyd_mwc2016_lg_14.jpgiyd_mwc2016_lg_15.jpg

 

(출처 : AnandTech, The Verge)

 

마지막으로 G5의 '친구들'로 소개된 것들은 주로 VR 및 가상-현실간의 인터랙션을 다루는 분야로부터 나왔습니다. LG가 말하길 "경쟁사의 VR HMD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경량화되었다고 자랑한 LG 360 VR 헤드셋이 그 대표 격인데, 발표에 따르면 이 제품의 무게는 단지 116g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다만 해상도는 기어 VR의 그것보다 다소 줄어든 1440x960(단안 기준 720x960)이라고 합니다. 또한 유저가 직접 360 VR 컨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LG 360 Cam도 G5의 친구들 중 하나로 소개되었고, 지면에서 굴러다니며 고정된 시야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LG Rolling bot, G5의 화면으로 드론을 지켜보며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드론 제조사 Parrot과의 합작 컨트롤러까지, LG는 프리젠테이션 러닝타임 전반에 걸쳐 거의 G5 그 자체만큼이나 G5의 친구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단지 들러리가 아닌 실질적인 러닝메이트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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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Verge)

 

LG는 삼성, 애플만큼이나 스마트폰이라는 한 우물을 파오기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이지만 이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은 최근 몇년 사이 -특히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시장점유율 3위 지위를 상실하게 된 즈음을 전후로- 급격히 선회한 바 있습니다. 특히 작년 G4를 출시하면서부터는 (비록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이슈로 사실상 타의에 의해 노선을 바꿔야만 했던 측면도 있으나) 직접적으로 하드웨어 전장에 참전하는 것에서 비껴나 특정한 컨셉, 예컨대 G3의 '비주얼 익스피리언스'나 G4의 'DSLR급 카메라 성능', V10의 '하이파이급 오디오' 등 니치한 매니아층을 겨냥하려는 시도가 더욱 잦고 뚜렷해졌습니다.

 

G5는 이러한 '탈경향의 경향' 기조의 연장선에 있는 제품이자 그동안의 '탈경향성'을 집대성한 제품으로서의 의미가 매우 커 보입니다. 주머니 속의 테마파크라는 프리젠테이션의 부제처럼 통상적인 스마트폰 UX 너머의 무언가를 제공하고자 한 LG의 의도가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어느 때보다 궁금한 마음을 안고 글을 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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