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소니는 분명 새 디자인에 인색합니다. 하지만 컴팩트에 본가 모델의 디자인을 충실하게 재현하는데 크게 성공했습니다. Z1 컴팩트나 Z3 컴팩트와 같은 이전 세대 컴팩트 모델은 본가 모델과 소소한 부분에서 은근히 눈에 띄는 디자인적 차별점이 있었는데 (구림) Z5 컴팩트는 딱 작은 Z5같아 보이고, 바로 이게 원했던 바입니다. Z5보다 약간 두껍지만 지문인식 정확도를 높여주는 의도치 않은 효과가 있습니다. 이어폰잭이 하단에 있었으면 하고 유심카드와 마이크로 SD카드 덮개가 좀 덜 눈에 띄었으면 하고 마그네틱 포트가 빠진 것은 실망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단단하게 마감이 좋습니다. 핑크인듯 핑크아닌 핑크 같은 코랄색은 처음엔 별로였는데 볼수록 마음에 듭니다. 아주 품격있고 과장되지 않은 색이라 남자가 보기에도 빠져듭니다. 네, 진지하게.

한 가지 불만은 음량키의 위치입니다. 우측 하단으로 지문인식 전원키 때문에 밀려난 모양새인데 조작하기 결코 편하지 않습니다. 왼손으로나 오른손으로나 부적절한 위치라서 좌상단에 놨으면 훨씬 나았을겁니다.

디스플레이:

720p 해상도로 절대 고해상도라고는 할 수 없지만 323ppi면 4.6”에서 크게 나쁘지 않은 수치입니다. 색 재현력도 괜찮은 수준이나 휘도가 좀 떨어지는 감이 있습니다. Z3 컴팩트나 Z5와 다르게 화이트 밸런스가 훨씬 정확하게 맞춰져 있습니다. 야외 시인성은 평균 정도. 인상적인 디스플레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리:

통화 품질은 소니 치고 괜찮은 편입니다. Z5 컴팩트가 Z5보다 나은 많은 여러 부분 중 이 점이 제일 맘에 듭니다. 품질 자체도 그렇지만 크기가 작아서 장시간 통화하기도 훨씬 편리합니다. 음악 품질은 예상대로 아주 좋습니다. 사운드 효과와 LDAC 지원으로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고 고품질 무선 전송이 가능합니다. 한 가지 단점은 다른 롤리팝 소니 기기와 마찬가지로 효과 적용이 몇몇 앱으로 한정되어 있다는겁니다. 써드파티 앱의 대부분은 사운드 효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카메라:

소니가 이번 카메라 모듈에 아주 자신있어했지요. 확실히 기존 엑스페리아보다 훨씬 낫습니다만 최신 갤럭시나 LG 스마트폰에 비하면 이번 Z5 시리즈와 또 차이가 납니다. 한 가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컴팩트나 본가 Z5나 거의 동일한 품질의 사진을 뽑는데, 컴팩트 쪽이 확실히 더 작은 크기인데다 작은 크기의 고성능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곳은 소니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다는 점입니다. 최고의 카메라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크기의 경쟁 상대 중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화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조도 품질은 아주 좋고, 디지털 줌은 그냥 그렇습니다. 센서 크기가 커지면서 디테일이 살아 있는데, 소니의 프리미엄 자동이 제일 문제입니다. 제일 상황에 안 맞는 씬 모드만 골라서 찍어주고 화소까지 제한하는 탓에 현격이 품질이 떨어집니다. 최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구동시 모드는 프리미엄 자동밖에 없습니다. 수동 모드로 촬영하시는 쪽이 훨씬 나은 사진을 뽑아낼 수 있고 이름이 수동일 뿐이지 모두 자동값으로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매 구동 시마다 수동 모드로 바꾸시거나, 소니에 항의 메일이라도 쓰시는걸 추천합니다.

성능:

스냅드래곤 810에 고작 720p 해상도라니. 마치 뷰3를 보는 듯한 이 과분한 조합 덕분에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좋은 속도에 발열도 적습니다. 소니가 스냅드래곤 810을 이번에는 아주 잘 다뤄줬습니다. 폰 후면에 약한 열이 있긴 합니다만 어느 폰이나 있는 정도 수준입니다.

2GB RAM은 좀 불만입니다. 720p면 2GB로도 충분히 구동 가능한 수준이긴 합니다만 3GB로 좀 늘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세 세대를 같은 용량의 RAM으로 가는건 좀 불만입니다. 변화가 필요할 때.

내장 스토리지는 32GB로 늘어났습니다. Z3 컴팩트를 쓸 때 큰 불만 중 하나였기에 아주 반갑습니다. Micro SD로 더 확장도 가능하고 본가와 달리 슬롯이 나눠져 있어 접근이 편리합니다.

상징적인 원형 전원 키 대신 지문인식 센서가 들어갔습니다. Z5의 센서에는 크게 실망했는데 Z5 컴팩트는 두께가 두꺼운 덕에 그립감도 좋고 지문인식에도 의도치 않은 장점이 생겼습니다. 센서 위 아래로 공간이 있어서 손가락이 정확히 지문인식 센서 안에 들어 맞습니다. 속도 및 정확도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소프트웨어:

순정 안드로이드에서 수정을 최소화하려는 소니이고 그 점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근데 그 조금 수정한 부분이 왜 이렇게 구린지. 특히 색상 선택, 아이콘이 너무 화려하고 유치합니다. 거기에 앱 제목부터 상태바까지 칠해놓은 파란색이 너무 밝아서 눈이 아픈데 이게 소니 내장 앱에는 거의 다 있는 수준입니다.

노티바에는 자동 밝기 토글을 넣어줬으면 좋겠고, VoLTE 설정도 숨겨져 있습니다. USB OTG 등 장치 연결시에는 꼭 검색을 눌러줘야 인식이 됩니다. Z3까지는 micro SD를 UMS (이동식 디스크)로 인식이 되게 설정할 수 있는 메뉴가 있었는데 이제 무조건 MTP로 연결해야합니다.

다시 수정을 해주거나, 최소한 소프트키라도 업데이트로 좀 얇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소니를 오래 써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버그 하나 없애면 하나 새로 만드는게 소니인지라. 업데이트가 떠도 사용기가 올라오기 전에는 설치 버튼을 누르지 않으시는게 좋을겁니다.

배터리:

4:20에서 5:00시간 사이의 화면 켜짐 시간입니다. 훌륭한 수치지만 Z3 컴팩트보다는 못 합니다. 스냅드래곤 810의 전력 소모가 배터리 용량이 늘어났음에도 사용 시간은 줄어든 주요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드디어 Quick Charge 2.0을 지원하기 때문에 1:30시간이면 2%에서 100%까지 충전이 가능합니다. 짧은 시간동안 다량 충전이 가능한 점은 분명 칭찬할 만 합니다.

결론:

작으면서도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을 찾는다면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대체재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게 꽤 좋은 선택지이기도 하다는건 무척 다행입니다. 배터리 수명이 전작에 비해 줄어들고 해상도가 약간 낮은 아쉬움이 있지만 강력한 프로세서와 적절한 발열 제어, 훌륭한 카메라라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편인 배터리를 생각했을 때 단단한 마감과 더불어 Z5 컴팩트는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가격대는 확실히 저렴한 편은 절대 아니지만,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서 이 정도 품질의 스마트폰을 완성시킨데 대해 소니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작은 고스펙 안드로이드가 필요한 분께 주저 없이 추천할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