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에도 10만원대 폰이 나왔습니다. 위대하신 가카…아니 단통법의 유일한 성과라면 출고가 인하일겁니다. 한국 폰 값이 싸졌다는게 아니라, 갤럭시 윈 같은게 출고가 55만원 달고 나와서 덤탱이 씌우는건 불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아주 작은 칭찬. 물론 요금제는 걱정 마세요.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내릴겁니다’ (실제로 한 말).

먼저 디자인은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P8 Lite와 좀 비슷한 듯도 하지만 정말 특색이 이렇게 없을 수 있을까 싶어서 광고하는 우리 쯔위가 불쌍.. 한건 아니고 재질이나 마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무난하다고 해 둡시다. 

디스플레이를 키기 전에 제일 먼저 보이는건 역시 베젤인데, 왜 자꾸 까맣게 칠해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베젤을 꼴보기 싫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화면 자체는 가격 대비 나쁘지 않고 휘도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충분히 쓸만합니다. 저가형에는 QVGA같은게 들어갔던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지요. 화이트 밸런스 조절도 가능하니 취향대로 맞춰 쓰시면 됩니다.

Snapdragon 210이 들어가서 걱정을 많이 하실텐데 사실 몇 번 말씀드렸지만 프로세서 자체는 예전 Snapdragon 400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상위 AP보다는 최적화를 많이 따라가는 편이긴 해서, 무거운 편인 EMUI를 돌리기엔 좀 답답합니다. MOTO E같은 물건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것에 비하면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실행시키는데 지연이 되는 것이고 일단 켜지고 나면 지장이 없고 게임도 간단한 것은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그것보다 불만은 소프트웨어인데, LG는 고급형에도 심심하면 빼버리는 한 손 모드를 고작 15만원짜리에 잘 넣어주고, 070 지원까지 한 번에 되는 것은 좋으나 멀티태스킹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느리고 크롬 업데이트시 빌드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음에도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런쳐는 여전히 아이폰식의 어플 서랍 없는 방식이고 아이콘이 심하게 못생겼습니다. 최신 EMUI로 업데이트를 해 주면 많이 나아질텐데 과연 해 줄는지..

카메라는 초기 홍보와 달리 AF를 지원합니다만 큰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게 좋겠습니다. 색수차도 꽤 있고, 노출도 잘 잡지 못합니다. 생각보다 야간이 아주 엉망은 아니라는 것과 나름대로 LED 플래시도 있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 합니다.

배터리는 썩 오래가는 편이 못 되는데, 이 정도 사양에 3:00-3:30이니 이건 최적화의 문제라고 해야할 듯 합니다. 다행히 교체형이니 하나 더 구매를 하시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참고 쓸만은 한데, 해외에서 이 성능이면 훨씬 저렴하고 이 가격이면 훨씬 성능이 좋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 시장에는 여전히 거품이 끼어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식 유통망을 거치고 원활한 수리가 가능한 기종 중 가장 저렴하면서도 그럭저럭 쓸만 하다는 점은 점수를 주고 싶은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