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review

December 23.2015

BlackBerry PR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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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블랙베리가 이런 기기를 만들었군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쿼티 키패드가 달려 있는데 세로 슬라이드라니. 바로 우리가 (최소한 제가) 기다려 온 그런 물건이죠. BBOS 10은 충분히 좋은 OS였지만 앱의 부재와 가상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더라도 부족한 구글 호환성 때문에 일상용으로 쓰기에 적합한 물건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여기 Priv가 있죠. 안드로이드 블랙베리일 뿐만 아니라 아주 매력적인 디자인의 강력한 스마트폰이기까지 합니다. Snapdragon 808에 3GB RAM, 거기다 듀얼 커브드 디스플레이까지 탑재할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699달러로 좀 (많이) 비싸긴 하지만 코어 블랙베리 팬과 (말 그대로) 튀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일단, 좋은 블랙베리일까요? 코어 팬이 원하는거니까요. 물리 키패드부터 시작합시다. 훌륭한 키패드를 생각할 때 제일 처음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블랙베리고 패스포트나 클래식이 이를 증명하고 있죠. 프리브는 패스포트와 가장 많이 닮아 있습니다. 키 자체는 살짝 얇아서 누르는 느낌이 좀 덜하고 좌우로 좁습니다. 블랙베리 최고의 키보드는 아니지만 타사 키보드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계속 가상 키보드만 쓰다가 물리 키보드를 쓰니 적응에 사나흘정도 걸립니다. 일단 적응하고 나니 바로 예전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사실 키보드 자체보다 맘에 드는건 터치패드를 겸하기 때문에 스크롤이 된다는거에요. 패스포트처럼 키보드를 상하나 좌우로 문지르면 스크롤이 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다니면서 글을 읽기 아주 편합니다. 모든 폰에 다 들어갔으면 하는 기능입니다.


하드웨어 상 거의 유일한 불만은 후면입니다. 물렁물렁한게 눌리기까지 합니다. 699달러짜리 폰에서 이런 마감이라니. 손으로 쥐어 뜯으면 뜯기기까지 합니다. 배터리 교체형인줄 알았습니다.

OS는 안드로이드지만 블랙베리의 장점을 잘 녹여냈습니다. 블랙베리 허브가 있고 엣지 디스플레이에서 생산성 탭을 꺼낼 수 있습니다. BBM도 물론 있고 DTEK이라는 앱을 추가하여 취약점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보안 업데이트를 제 시간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좋은 블랙베리입니다. 하지만 좋은 블랙베리가 좋은 스마트폰은 아닌데 프리브는 좋은 스마트폰이기까지 할까요?


제일 쉬운 항목은 역시 스펙입니다. Snapdragon 808에 3GB RAM. 블랙베리 최고 사양입니다. Snapdragon 810만큼은 아니지만 발열 없이 훌륭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증명되었죠. 프리브에서도 아주 안정적이고 탄탄한 성능을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발열이 여기저기 좀 있는 편인데 신기한건 앱의 무게와는 그다지 상관이 없었다는겁니다. 어쨌건 사용 상 크게 지장이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신생 제조사에게는 주로 소프트웨어가 큰 문제입니다. 블랙베리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지만 그래도 네이티브 안드로이드는 처음이기에 걱정을 좀 했습니다. 헌데 예상 외로 아주 잘 해줬습니다. 순정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꼭 필요한 수정만 가했습니다. 화이트 밸런스, 앰비언트 디스플레이, 풀업 제스쳐에서 앱 세개까지 추가, 이어폰 연결시 앱 실행, 노크온, 들어서 켜기, 슬라이드 올려서 전화받기까지. 커브드 디스플레이에 생산성 탭이 들어가고 배터리 충전 표시까지 예쁘게 표시됩니다. 앱 별로 알림이 정렬되는 기능은 가끔 쓸만하지만 대부분 거슬리고 공간 낭비가 심합니다. 기능 자체를 끌 수 있으면 제일 좋겠네요.


카메라는 슈나이더 크로이츠나흐 인증 렌즈가 탑재됐긴 합니다만 주로 유명한 이름의 후광을 받는 것들이 그렇듯 그 명성에 걸맞지는 않는 듯 합니다.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 카메라이긴 합니다. 카메라 앱은 정말 느렸는데 업데이트 이후 그나마 나아져서 참고 쓸만은 합니다. 진짜 문제는 2MP 전면 카메라입니다. 2015년에 2MP라니, 어차피 비즈니스 스러운거 셀카따위는 찍지 말라는거죠?


스피커가 전면에 있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인데 거기서 끝입니다. 품질이 상당히 구려서 패스포트나 클래식과 같은 훌륭한 스피커를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경쟁 플래그십에 비해서도 한 수 아래입니다. 다행히 유선 및 무선 출력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이어폰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이 모든 것을 구동하는건 3400mAh 배터리입니다. 꽤 괜찮아 보이죠? 실제로도 괜찮습니다. 화면 켜짐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슬라이드를 계속 올렸다 내렸다, 타이핑을 계속하고 항상 LTE로만 쓰는 등 험하게 굴린 것을 감안했을 때 충분한 수치입니다. Quick Charge 2.0도 지원하기 때문에 한시간 반 가량이면 95%까지 충전이 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좋은 블랙베리임과 동시에 훌륭한 스마트폰입니다. 블랙베리에서 훌륭한 스마트폰이 나오길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요. 드디어 무척 세련된 디자인의 쿼티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필요한 질문은 동급 휴대폰에 비해 100에서 200달러를 더 쓸 생각이 있는지입니다. 경쟁이 꽤 치열한 바닥이라 갤럭시 노트5나 S6 엣지 플러스, V10 혹은 모토 X 퓨어 에디션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죠. 이런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구매할, 팬 자격증을 갱신할 코어 블랙베리 팬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의문입니다. 저는 확실히 그 중 하나입니다만, 독자분도 그러신지요?


블랙베리 프리브 구매 하기



EVALUATION
F717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디자인
9
퍼포먼스/성능
8
소리/카메라
8
디스플레이
9
배터리
8.5
8.5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블랙베리 부활의 신호탄이 충분히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후속작도 무척 기대됩니다. 바형이라던데.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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