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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애플 2016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 : 애플에 드리운 먹구름? 추천 0 IP 주소 59.17.xxx.89
글쓴이 닥터몰라 날짜 2016.04.27 18:52 조회 수 4186

* 한국 기준 새벽 6시에 애플이 201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무려 52분기만의 실적 감소에 외신에서는 애플의 동정을 다룬 소식으로서는 이례적인 '어닝 쇼크'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는데요. 여기에 생경함마저 느껴지는 건 그만큼 무섭게 질주해오던 애플이기 때문이겠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앞으론 무슨 일이 벌어질지, IYD가 분석해 보았습니다.




글쓴이 : 이진협, 이대근

원문 : http://iyd.kr/967 / http://macnews.tistory.com/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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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현지시각 26일 2016 회계연도 2분기(통상연도 기준 2016년 1분기에 해당)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말 그대로 어닝 쇼크였습니다. 당기 애플의 매출은 505억 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13% 감소했으며 직전분기대비 33% 감소했습니다. 감소 폭 자체도 작은 것이 아니지만 상징적인 점은 애플이 2003년 1분기 이래 최초로 매출 감소를 보고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애플은 1월에 회계연도 1분기의 실적을 발표하며 이런 상황을 예고했기에 이런 상황 자체가 충격적인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상징적인 일입니다. 게다가 이런 매출 감소세는 일시적인 일이 아닙니다. 애플이 전망한 2016년 3분기 실적은 410~430억 달러로 작년 동기의 496억 달러와 비교했을 때 감소한 수치인데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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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가는 이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소문에 최근 꾸준히 하락하던 주가는 장 마감 시점에서 전날보다 소폭 감소한 104.35달러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표된 매출과 미래 매출 전망은 주가를 추가로 끌어내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애플은 자사주 매입과 현금 배당을 계속 실시할 것이라 발표했지만 이 발표가 애플의 투자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장외거래에서 애플의 주가는 급락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매출이 줄어들긴 했지만 애플에 가장 뼈아픈 부분은 중화권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26%나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분기 나머지 지역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화권의 매출 증가분이 애플의 최대 분기실적을 견인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물론 매출과 순익 등으로 애플의 실적을 분석할 수 있겠으나 애플은 기업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자사 주요 제품군의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애플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데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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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알 수 있듯 모든 주요 제품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직전분기 대비 하락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은 5,120만대로 5,000만대를 간신히 상회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보다는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 16%나 감소한 것은 실망스럽습니다. 아이패드 역시 분기 판매량이 1000만대로 그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로써 아이패드는 9분기 연속 판매량 감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맥 역시 그 사이에 이렇다할 신제품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판매량이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유일한 성장을 보인 부분은 '기타 제품군'입니다. 애플의 기타 제품군에는 아이팟, 애플 tv, 애플워치, 기타 애플의 악세서리 등 기기의 매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 역시 애플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닙니다. 애플의 작년 동기 실적은 애플워치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전년 동기대비 30% 정도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은 애플워치의 판매량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애플워치가 많이 팔렸다는 직전분기의 기타 제품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했었습니다). 이는 애플워치가 포함된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그 매출이 50%나 감소했다는 점에서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애플의 지난 2016 회계연년 1분기 실적 발표 분석글(링크)에서 짚어드린 내용을 다시 한 번 짚어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애플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은 이제 그 성장세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애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미 예전에 포화 시장이 된 PC 시장은 당연하거니와 이제는 스마트폰 시장 역시 충분히 포화되었습니다. 스마트패드의 경우 시장이 성장하기는 커녕 축소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감히 예상컨데 앞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의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 제품들이 애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4%로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제품들을 훌륭하게 연착륙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애플의 신 성장 동력으로써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대로 시장과 제품을 키워나간다는 가정 하에 훌륭한 하나의 제품군이 될 수는 있겠지만 현재 모습의 애플워치는 애플에게 선순환 구조를 가져다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애플이 제조업 회사 중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애플 제품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정도로 비싸고 대신 애플 제품만이 제공하는 고유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걸 조나단 아이브의 디자인에서 찾을 수도 있고, 균형이 잘 잡힌 제품에서 찾을 수도 있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조화, just it works 로 이뤄지는 편리한 사용성에서 찾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소비자들은 애플이 제공하는 가치에 기꺼이 웃돈을 지불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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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애플은 자사 제품들간에 생태계를 구성하고 이를 유지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원래 맥을 자신의 중심으로 삼고 있었던 애플 컴퓨터는 아이팟,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사명을 애플로 바꿀 정도였습니다. 맥은 연착륙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였지요. 하지만 iOS로 애플 생태계에 입문한 사용자들은 애플 생태계 내에서 선순환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애플은 이를 놓치지 않고 이런 흐름을 확장하기 위해 Back to the Mac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iOS의 사용자 경험과 OS X의 사용자 경험을 통일시키는 데 힘썼고 이런 일련의 작업들은 PC 시장이 정체되거나 역성장하는 가운데서도 맥 판매량을 늘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즉, 현재의 아이폰, 아이패드, 맥 제품군은 과거 맥이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경로를 밟아가야 합니다. 애플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혁신적인 아이폰, 혁신적인 아이패드, 혁신적인 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을 애플 생태계로 유입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애플워치가 현재 모습으로 애플에게 그런 일을 해 줄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현재의 애플워치는 아이폰의 액세서리 정도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애플워치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하드웨어를 개선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가 애플의 새로운 선순환 고리의 축이 되려면 애플워치를 안드로이드 시장에도 개방함으로써 애플의 사용자 경험을 확산시키는 창구로 활용하면서 애플워치 자체가 독립적인 제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애플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역시 이런 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애플뮤직의 안드로이드 진출 역시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애플의 플랫폼을 애플 외의 사용자에게도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다변화하고 그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수순은 애플이 애플워치를 안드로이드에 개방한다면 필연적인 것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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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Return of Capital, Apple Inc. Financial Information)


다행히 애플에게는 이런 변화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이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의 현금보유고는 233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한화로 266조 6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막대한 현금 보유고는 애플이 단기적인 실적이나 주가의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를 실행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현금 보유고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애플이 계속해서 찬란하게 빛나는 기업으로 남을 것인지, 평범한 제조 회사가 될 것인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지금 애플이 해야 할 일은 막대한 현금 보유고를 바탕으로 치킨게임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일입니다.


지금 IT 시장은 수 년 전 애플이 떨어뜨린 폭탄의 여파로 엄청나게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실적 저하 때문에 12000명의 직원을 해고해야 했던 인텔(링크)은 전체 매출에서 클라이언트 컴퓨터 부문의 비율을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으며 경쟁사 AMD 역시 이미 매출의 과반 이상을 비 PC 부문에서 거두고 있습니다(링크). 무엇보다 애플과 애증의 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으로 그 중심을 옮겨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링크) 전통적인 PC 시장의 강자들은 이미 PC 너머의 어딘가를 향해 부단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애플 역시 자신이 떨어뜨린 폭탄이 만들어낸 후폭풍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이젠 애플 역시 본격적으로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습니다. 사실 애플 정도의 회사에서 단기적인 실적의 등락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적이 감소했다고 해도 여전히 단일 기업의 분기 실적으로는 최고 수준의 매출, 이익을 보여주고 있으며 재정 상태는 매우 견고합니다. 애플이 단기적인 실적이나 주가에 연연하지 않고 많은 실패를 거치는 한이 있더라도 멋진 최종 성공품을 우리 앞에 꺼내놓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봅니다.


가깝게는 WWDC에서부터, 좀 더 멀게는 연말에 있을 애플의 신제품 발표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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