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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교 역사교과서에 위안부라는 용어 삭제된다네요. 추천 0 IP 주소 211.243.xxx.32
글쓴이 NotrePoly 날짜 2016.02.25 09:14 조회 수 833
정치적 발언이라면 정치적 발언이긴 한데, 이게 정당의 당파싸움, 양비론 같은 것들이라면 모를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남겨봅니다. 보통 초등학교 6학년 때는 학교 수업 시간표에 역사 과목이 표기되어있을 것입니다. 통상 5학년 때부터 배우니까 이미 한 번 배운 것들을 보다 심도 있게 배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때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서는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의 '성노예', '위안부' 등의 용어가 삭제된다고 하더군요? 정식 명칭이 정해져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알기로는 가장 적절한 단어는 '일본군 위안부' 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위안부라는 단어도 사실 보면, 상당한 완곡화가 거쳐진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고쳐진다고 하는, 다시 말해 '성노예'나 '위안부' 대신 들어간다고 하는 용어가 '많은 고통'입니다. 원래 위안부라는 용어는 '편안하게 위로해주는 이' 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 자체로도 매우 부드럽게 바뀐 언어입니다. 그렇다면 '많은 고통' 이라는 단어로의 변경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제가 볼 때는 역사적 사실의 왜곡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교육부 주장에서야 교육적 측면에서의 '바람직하지 않은 단어(라고 해석되는 심의결과)에 대한 수정' 이라는 말로 변명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완곡해진 단어를 사용하면 누가 제대로 기억할지에 대해 의문스럽습니다. 한국 교육의 실태, 문제점, 최근 청소년의 대화 형태, 위안부 졸속 합의, 그리고 매스미디어에서의 상황을 알고 있다면 '교육적 측면' 이라는 단어는 잘못되었으며, '바람직하지 않은 단어' 라는 말도 틀렸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은 부정적이고 강한 어감을 가진 이야기를 더 잘 기억하기 마련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이런 실험이 나오더군요. 실험군을 둘로 나누고 한 집단에는 '연예인 A씨가 OOO 기관에 기부를 하였습니다.'라는 말을 들려주었고, 또다른 한 집단에는 '연예인 A씨가 OOO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습니다.'라는 소식을 두고 한시간 뒤에 어느 소식을 들은 집단이 더 잘 기억하는 지 확인한 결과, 더 오래 기억한 쪽은 후자였습니다. 부정적인 결과를 사람들은 더 오래 기억한다는 뜻이죠. 그리고 이 표현이 과격해지면 과격해질 수록, 기억에 더 오래 남습니다. 시X, 개XX 이런 용어를 말하고 들을 때 뇌리에 박히지 않나요? 너무 자주 써서 무감각해졌을 지는 모르겠지만 발성학적 특성으로 보아도 매우 거친 발언이며, 과거로부터 내려져온 문화적으로도 강한 어감의 단어입니다. 과거부터 있었고 지금도 있을 정도면 그 단어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이처럼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는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안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고통'이라는 단어는 '많은'이라는 형용사와, '고통'이라는 명사로 이루어져 있죠. 이 단어들은 상당히 자주 쓰이는 단어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조로운 단어죠. 이러한 표현을 역사교과서에서, 그것도 제대로 기억해야 할 부분에 갖다 붙인다는 건.. 글쎄요.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한가지 걱정되는 건 한국 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입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도 하는 이 문제점을 바라보는 측면에서의 '많은 고통'이라는 단어 사용에 대한 관점을 가미하게 되면, 교육적 문제가 생각보다 많이 심각해집니다. 늘 주변에서 그러지 않나요? 국영수가 중요하다, 나머지는 그냥 달달달 외우면 되는 (중요하지 않은)암기과목이다, 뭐 이런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런데 이 '중요하지 않은' 암기과목에 들어가는 과목에는 역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를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그저 암기하는 과목으로 취급하게 된 것이란 말입니다. 사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런 학생들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방송에서의 인터뷰 장면만 봐도 제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가 있으나 이는 주장의 전달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만이 우선시되고, 국어, 영어,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사회, 과학 외에 거의 천시받는다 할 정도의 대우를 받는 현재의 실태를 감안했을 때 역사교과서 상의 '표현 완곡화'는 결국 역사에 대한 인식 부족이 필연적인 결과로서 나타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합니다. 단어부터 기억을 못하는데 역사적 내용에 대해 어떻게 제대로 알고 있겠냐는 말입니다. 중학교에 가면, 아니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도 선생님께 질문하는 경우가 극단적으로 감소하는 추이를 보입니다. 그나마 초등학교 때는 덜하지만 중학생이 되는 순간 '교사는 말하고 학생은 듣고(내지 필기)'라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시험에는 교과서와 선생님의 말씀에서만 출제되니까 말입니다. 교과서에서 '많은 고통'이라는 단어를 쓰면, 시험을 치를 때 '성노예' 로서의 역사적 사실을 알지 못해도 '많은 고통'을 적음으로써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실태만 봐도 이렇게 부정적인 결론에 도달하는데 무얼 믿고 단어를 완곡화하자는 것일까요? 어떻게 기억하자는 것일까요?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은 흔히 출처로서 알려진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나, 이외에 조선혁명선언, 독사신론 등에는 없고, 처칠이 했다고는 하는데 문서화된 기록이 없고.. 그러나 이 문장 자체가 주는 경고는 출처와는 별개로 많은 경각심을 주는 문장입니다. 지금의 단어를 더 완곡화시켜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 많은 매체를 통해 접하게 하고, 더 제대로 된 사실을 제시하며 기억해도 모자랄 상황에, 단어를 완곡화하여 학교에서 배운 역사조차도 기억할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은 이 정책의 목적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게 만들 수 없어보입니다. 역사를 이야기할 때는 용어 하나를 말하고 기술해도 조심스럽게 말해야 합니다. 국가 단위의 의견 피력에 있어서도 단어의 어감과 어투에 따라 받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역사도 같습니다. 이러한 단어 하나하나의 사용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 국가의 정책에 찬동하면 극렬 수구주의, 반대하면 빨갱이가 되는 황당한 상황 탓에 이 글을 올리면 어떤 의견을 들을 지 잘 모르겠지만, 그 의견이 어찌되었던 저는 이번 정책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두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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