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애플 16년 1분기 실적 발표 : 애플은 어디로 가는가 | 추천 | 3 | IP 주소 | 118.220.xxx.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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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닥터몰라 | 날짜 | 2016.01.27 12:32 | 조회 수 | 4104 |
* 한국 시각으로 금일 새벽 여섯시, 애플이 컨퍼런스 콜을 통해 자사의 2016 회계연도 1분기 (2015년 4분기에 해당)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하락할 것이라 예견되었던 아이폰의 판매량은 오히려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늘었으며, 애플 워치로 대표되는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 크게 증가해 전체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아이패드와 맥 판매가 감소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보다 직접적으로 시장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애플의 주가로 설명을 대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애플의 위기가 무엇인지,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IYD에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언더케이지 독자 여러분도 흥미롭게 읽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글쓴이 : 이대근, 이진협 원문 : http://iyd.kr/902 애플이 현지시간 26일 2016년 1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 2015년 9월~12월의 실적)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체 매출과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도 같은 분기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아이폰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기대비 감소 추세를 보일 것이라던 전망에서 겨우 비켜났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나 맥 부문의 판매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등 신규 라인업을 투입하면서까지 막으려 했던 아이패드의 판매 감소는 여전했고, 굳건히 버텨주던 맥 판매량 역시 감소했습니다. 아이폰이 정체되는 가운데, 애플을 받쳐주는 나머지 기둥들이 동시에 삐걱거린 셈이지요. 사실 이런 애플의 실적 정체는 예견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작년 최고 135달러에 달하던 애플 주가는 꾸준히 내려가 어제 장 마감 시점에서는 99.99달러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실적 발표 이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애플의 실적과 매출 전망은 장외에서 2.68%의 추가 하락을 가져왔습니다. 최근 계속되는 애플의 주가 하락은 시장이 애플에 대해 던지는 미래 가치에 대한 의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현시점의 애플 판매 실적을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통해 애플의 미래를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 분기 애플의 총 매출은 758억 달러로 기존의 기록을 경신했습니다(기존 기록은 1Q15의 746억 달러). 하지만 작년에 보여줬던 어마어마한 성장세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지역별 매출 변화 역시 흥미롭습니다. 아메리카 대륙, 일본에서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고, 유럽과 중국지역, 그리고 나머지 아태지역에서의 매출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유럽과 아태지역의 매출 증가는 4%에 그쳤으며 중국 역시 중국의 경기침체 여파로 14% 증가에 그쳤습니다. (사진 : Apple 1Q16 Supplemental Material) 물론 애플도 할 말은 있습니다. 지난 1년 내내 달러화 가치가 꾸준히 증가하며 애플을 포함한 많은 미국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는 이를 별도의 슬라이드로 만들어가며 강조했습니다. 만약 작년 시점에서 환율이 변하지 않았다면 80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말이죠. 하지만 이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설명일 뿐 현재 애플이 처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설명은 아닙니다. 매출 기반이 아닌 판매 대수를 중점적으로 애플의 1분기 실적을 짚어봅시다. 아이폰은 7,480만대로 분기 판매기록을 경신하긴 했지만 전년동기대비 미미한 증가에 그쳤으나 아이패드는 1,610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21%나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애플이 지난해 아이패드 프로라는 신규 라인업을 투입했지만, 아이패드 부문의 판매 감소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던 맥 판매 역시 530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는 물론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감소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부문은 애플의 '기타 제품군'입니다. 애플의 '기타 제품군'에는 아이팟, 애플 tv, 애플워치, 기타 애플의 액세서리 등 기기들의 매출이 들어있습니다. 여기서 아이팟의 매출은 꾸준히 정체 또는 하락할 것이 확실한 가운데 전년 동기대비 62% 증가한 '기타 제품군'의 매출 증가는 애플워치가 견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게다가 '기타 제품군'의 매출은 직전분기에 비해서도 43%나 증가했습니다. 애플워치가 연말 특수에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애플워치가 애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제품인지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합니다. 물론 제품 출시 8개월 만에 1,300만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긴 했지만, 그 시장을 어느 정도 넓힐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43억 달러의 매출은 애플 전체 매출에서 6% 정도의 비중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전년 동기대비 늘어난 만큼이 전부 애플워치의 몫이라 해도 애플워치가 애플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합니다. 현재 애플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애플 매출의 86%를 차지하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의 판매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전 세계가 경기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나, 혹독한 금융위기 속에서도 고고하게 성장해오던 애플이 더 이상 그 정도에 달하는 성장 잠재력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애플의 이런 정체는 여러 가지 시장 상황에 기인한 것도 있지만 더 이상 애플의 주력 제품군이 과거와 같은 쿨함을 갖지 못하는 데서 오고 있습니다. 애플의 제품군은 타 제품군에 비해 적당히 비싼 가격에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위해 조금 더 비싼 가격을 기꺼이 지불해왔고 이것은 애플이 경이로운 수준의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비교적 최근까지 이런 순환은 선순환 구조로 서로를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애플의 기기들은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소비자들을 만족하게 했고 소비자들은 애플에 기꺼이 추가 금액을 지불했으며 이 돈은 애플이 자신의 제품을 더 차별화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늘어난 수요와 애플의 막대한 자본은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여러 제품들을 현실화 시켰습니다. 최신 아이맥의 몸체는 유니바디로부터 절삭된 파트를 마찰 교반용접을 통해 이음매 없이 결합시킵니다. 거기에 27인치의 5K 패널을 맞춤 제작하고 위를 덮는 커버 글라스에는 우주 항공 분야에서나 쓰이던 플라즈마 데포지션 기법으로 반사저감 코팅을 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매끈하고 아름다운 제품들은 꾸준히 애플을 차별화된 위치에 있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선순환 고리가 삐걱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패드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제품이 아닙니다. PC 시장으로부터 빼앗아온 파이를 더 확장하기 못하고 있고 서피스를 필두로 한 2-in-1들에 오히려 시장을 다시 내주고 있습니다. 위 예시에서 볼 수 있듯 애플의 제품이 줄 수 있는 차별점이 없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질수록 애플에게 추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해온 소비자들을 줄어들 것입니다. 선순환 고리의 두 축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물론 애플의 규모와 막대한 현금 보유고는 선순환 고리가 일시적으로 무너지더라도 애플을 강하게 지탱하며 다시 애플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습니다. 애플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보유고는 2,16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따지면 260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 시점부터 매출이 단 하나도 발생하지 않아도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으로도 현재 수준으로 수년간 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애플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위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애플의 규모와 현금 보유고는 애플이 몇 번의 '실패할 기회'를 가졌음을 의미합니다. 기술 시장에서 레드 오션에 빠진 제품의 판매가 둔화하고 수익률이 악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리 애플이라 하더라도 이런 순리를 거스를 순 없습니다. 지금 애플이 재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블루 오션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현재 제품군을 개선하고 가격을 내려 판매량을 늘리는 접근은 단기적인 판매량을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애플이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애플의 16년 1분기 실적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이제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지금의 맥 제품군처럼 바꿔놓는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은 가전 시장이 될 수도 있고, 플랫폼이 될 수도 있으며 자동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간에 회사의 중심을 자신에게 둘 수 있는 제품이어야만 애플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메시지는 비단 애플에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주요 IT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역시 얼마 전 발표된 인텔의 2015 회계연도 4분기 및 연간 실적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효자 노릇을 하던 클라이언트 컴퓨터 부문의 매출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으며(59%), 오랜 라이벌 AMD 또한 지속적으로 비 PC 부문의 매출비중을 늘려온 끝에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과반(55%)이 비 PC 부문에서 발생하게 되었고, 엔비디아는 아예 자신들의 차기 GPU를 신형 그래픽카드로서가 아닌 무인자동차용 연산장치로 데뷔시키는 등 이미 전통적인 PC 업계의 강자들은 PC 너머의 어딘가를 향해 부단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이런 일을 몇 번이나 해낸 회사입니다. 맥이 회사의 주력 포트폴리오였을 때 아이팟을 발매했고 아이팟이 회사의 주력이 되었으며 맥을 훌륭히 연착륙시켰습니다. 아이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팟을 대체하며 야심차게 출시되었고 애플을 또 한 단계 높은 궤도로 올려보냈습니다. 아이패드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태블릿 시장을 폭발적으로 확대시키며 애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제품군이 되었습니다. 또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는 애플 제품 사용자층을 넓혔으며 이렇게 애플 생태계로 진입한 사용자들은 애플 생태계 내부에서의 선순환을 일으켰습니다. 이 시기 맥의 판매량이 상승한 주요 요인 중 하나였지요. 애플이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고 새로운 선순환 고리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현재 주력 제품들을 연착륙시키고 좀 더 과감하게 블루오션을 개척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플의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재해석하여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 나서야 합니다. 설령 그것이 실패할 위험이 크다 하더라도 이를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플의 현금보유고를 가장 가치있게 쓰는 방법은 이를 시장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수 있는 완충제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과연 애플이 또 한번 시장을 개척하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신사옥이 애플의 마지막 혁신이 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IYD를 팔로우하시면 저희가 놀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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