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review


디자인:

삼성전자가 드디어 좋은 디자인이 뭔지 찾아냈습니다. 양 기기 모두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원형 디자인입니다. 기어 S2는 기어 S2 스포츠라고 불러야 할 것 같긴 하지만 기어 S2 클래식은 이름 그대로 클래식합니다.

제 취향에는 S2가 너무 스포티 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전반적인 품질은 아주 좋고 교체형 밴드도 마감이 좋습니다. 한 가지 불만은 흰색 밴드는 때가 꽤 잘 탄다는건데, 처음부터 두 종류 크기의 밴드를 주는 것으로 상쇄시켜 주기로 했습니다. 교체가 무척 쉽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S2 클래식이 훨씬 마음에 드는데, 고전적인 시계와 훨씬 유사해 보이지만 톱니바퀴 같은 휠은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가 됩니다. 코팅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고 뒤쪽 PCB가 보이는 것이 흠이지만 가장 큰 불만은 줄입니다. 번들 가죽 줄은 아마 천연 가죽 중 가장 싸구려를 쓴 것 같아서, 가능한 빨리 교체하고 싶으실 겁니다. 표준 22mm 밴드라 줄질이 쉽게 가능하다는게 천만 다행이죠.

두 기기 간 디자인 차이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화면을 두르는 휠입니다. 대단한 진화라고 부르고 싶고 글을 통해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S2쪽의 휠이 더 부드럽지만 표면이 매끄러워 사용하기 힘들었고 S2 클래식 쪽이 사용하기 훨씬 쉬웠습니다.


디스플레이:

양 기기의 디스플레이는 모두 평균 이상입니다. LG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보다는 낮지만, 충분히 고 해상도에 외부 시인성도 굉장히 좋습니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은 디자인적으로도 큰 발전입니다.


소리:

블루투스 버전은 스피커가 없습니다. 기기에서 바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인데, 큰 불만거리는 아니지만 설거지 하면서 전화를 받을 수 없는건 좀 아쉽습니다. 전화 수신 명령은 내릴 수 있지만, 블루투스 헤드셋이 휴대폰에 연결되어있지 않다면 ‘휴대폰을 확인하세요’라는 메시지에 따라 휴대폰을 들고 받는 정도만 가능합니다. 블루투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블루투스로 휴대폰과 연결됨과 동시에 블루투스 헤드셋도 자체적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멀티포인트 지원이 되는 헤드셋은 휴대폰과 기어에 동시에 연결해서 통화는 휴대폰으로, 음악 감상은 기어로 수행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4GB 내장 스토리지가 있기 때문에, 휴대폰에서 음악을 당겨오는 것 이외에도 독립적인 파일 재생도 가능합니다.

멀티포인트 연결 작업이 좀 복잡한 편이라서, 휴대폰에 연결하고 페어링 모드에서 기어에 연결하고 테스트해보는 작업이 골치를 썩이긴 합니다만 한 번 고생할 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성능:

스마트폰으로 모자라 시계까지도 랙이 걸리는 시절이 있었는데, 네 안드로이드 웨어 얘기죠. 터치도 씹고 앱도 느리고 인터페이스도 엉망이고.

엑시노스 프로세서와 타이젠의 조합은 꽤 좋습니다. 엄청나게 빠르다고는 못 하겠지만 다른 스마트와치보다는 훨씬 빠릅니다.


소프트웨어:

이는 주로 소프트웨어 덕분인데 삼성이 꽤 애를 썼다는걸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휠이 소프트웨어와 굉장히 잘 조화되어있는데, 단순히 스크롤하는 것을 넘어서 (하지만 스크롤 자체에도 점수를 많이 주고 싶어요) 스마트와치를 쓰는 전반적인 경험 자체를 바꾸어 버렸습니다.

조그마한 화면에서 열심히 터치하는건 언제나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아바커스 (2003년경 출시된 Palm OS 스마트와치) 시대에는 멋져 보였을지 몰라도 2015년에는 그냥 목에 무리만 가죠. 애플 와치가 용두라는 개념을 스마트와치에 도입했다면 삼성은 스핀 휠입니다.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착용 방향을 타지 않고 사용하기 아주 편리합니다. S2의 휠은 너무 미끄러워서 톱니바퀴를 닮은 S2 클래식 쪽이 훨씬 편리했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애용하게 됐는데, 위에서 내려서 뒤로가기는 물론 버튼으로도 뒤로가기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선택 / OK키도 버튼으로 되어 있었다면 화면을 터치할 일이 정말 없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화면 터치를 최소화했지만 터치스크린을 사용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바로 문자 입력입니다. S보이스는 출시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정말 허접합니다. 명령어를 잘 알아듣지도 못해서 ‘20분 뒤에 약 챙겨먹게 알려줘’ 정도의 자연어 처리도 몇 번 씩 반복하게 합니다. 

기어 S의 못나기 그지 없는 와치페이스와 달리 꽤 예쁜 와치페이스가 많습니다.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고 유료 와치페이스도 다수 제공됩니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건 크로노그라프 페이스를 터치하면 실제로 작동이 된 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에게는 ¬휴대폰 알림을 잘 푸시해주는게 스마트와치의 가장 큰 역할인데 아주 잘 작동합니다. 삼성 계정으로 폰과 기어를 연결해 놓으면 Wi-Fi로 연동되어 폰과 블루투스 연결이 끊어진 상태로도 알림이 전송됩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처럼 기어 쪽에 전용 앱이 없으면 간단한 동작은 가능하지만 이전 메시지를 다시 불러온다던지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반드시 얘기해야 할 부분이 앱의 부재입니다.

타이젠은 워낙 앱이 많은 플랫폼은 절대 아니었지만 이건 분명히 삼성이 개발자를 유인하거나 직접 앱을 만들어서라도 해결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써드파티 앱이 거의 없으므로 내장 앱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데, S 헬스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어쩌면 아직도 이렇게밖에 안되는지, 운동을 시작한다고 꼭 명령을 내려 줘야합니다. 가끔 혼자 인식할 때도 있지만 수동으로 명령을 내릴 때보다 저장되는 정보량이 적고 만보계와 연관된 운동만 추적할 수 있습니다. 유산소만 하루 종일 할게 아니라면 사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거죠.

나이키+와 같은 앱을 사용해도 기어 S2나 S2 클래식은 피트니스 트래커라고 보기엔 많이 무리입니다.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 개선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용도로 쓰실거라면 핏빗을 구매하시는게 맞겠습니다.

다행히, 한국에서는 NFC를 통해 교통 카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정확히 잘 작동했지만 인식이 안 될 때는 손목을 계속 기계에 대는게 꽤나 민망하죠. 삼성 페이도 지원됩니다만, 인기몰이의 주역인 MST는 미지원하므로 NFC 지원 단말기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배터리:

250mAh 배터리는 용량으로만 보기엔 작지만 가볍게 이틀 정도, 운동 관련 기능도 사용하고 좀 무리하게 쓰면 하루 반 정도 사용 가능합니다. 3G판은 300mAh를 탑재하고 있으므로 3G와 GPS를 끄고 스피커가 탑재되고 배터리가 큰 블루투스판으로 쓰고 싶다면 그렇게 하셔도 되겠습니다.

그 간 기어 시리즈 고통 유발자였던 충전 크래들이 드디어 무선으로 바뀌었습니다. PMA 표준을 따르므로 가지고 계신 충전기를 사용해도 됩니다만 S2의 경우 밴드를 매번 빼야 충전 코일에 근접이 가능하므로 이 선택지는 S2 클래식에만 해당이 되겠습니다.


결론:

삼성이 뭘 하고자 하는지는 확실히 보입니다. 작고 디자인이 좋은 원형 기기죠. 저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제까지 삼성이 출시한 스마트와치 중 최고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여전히 완성형이라고 보기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배터리 개선이 필요하고 블루투스판에도 스피커 정도는 넣어주는게 좋겠습니다. 피트니스 트래킹 기능은 생색내기 수준이구요. 열심히 노력한 부분이 보이고 그건 분명 칭찬하고 싶습니다. 메인으로 쓰고 싶은 삼성의 두 번째 (첫 번째는 역시 기어 핏) 웨어러블이니까요. 

근데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삼성의 새 세대의 시발점으로는 아주 훌륭합니다만 2세대에 개선해야 할 점이 꽤 보여서 아직까지는 구닥다리 스마트밴드 토크나 계속 쓰려고 합니다.



EVALUATION
F717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디자인 (재질 포함)
7.8
퍼포먼스/성능
8
디스플레이
8.5
소프트웨어
7.7
배터리
8
8
가격대 성능비, 디자인, 기능을 고려했을 때 전반적으로 잘 구현했습니다. 기획 자체가 뛰어나네요. 한 가지 부족한건 마음을 사로잡는 그 한 방. 5만원 오르더라도 소재에 신경을 좀 썼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아까운 디자인이라 후속작이 기대되고 지금은 애매한, 그런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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